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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궁시렁 :: 2005년 2월 21일부로 실업자 한명 증가...3060
내일부로(사실은 어제(19일)) 실업자 대열에 참가를 하게 됬습니다.

아직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면 "우와~"라는 소리를 들을수 있는 S/W 개발자(흔히 말하는 컴터 프로그래머)를 한지 7년이 넘었네요.
컴터 프로그래머..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어보이는 직업중 하납니다.
대학에서는 전자를 전공했는데 어찌하다보니 첫 직장에서부터 컴터 프로그래머를 해버렸네요..
첫 직장.. 어찌보면 이 직장 때문에 제 인생이 많이 삐뚤어진듯 합니다.
1년 반을 다니면서.. 당시 월급 50만원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고
아마도 2/3는 못받았었는데 끝에 사무실 정리하면서 조금 받고.. 아직도 300여만원 남았다는 공증 서류가 있지만.. 이 사장녀석..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못받은지 6년째 되가네요..
공증 기한이 10년이라는데.. 당시 마음이 약해서 은행 이자로 계산해주지 않은 것이.. 한입니다.
은행이자로 했으면 년 5% 잡아도..한 400 되겠네요..

그때부터 컴터 프로그래머로 빠진 ..현실..
대부분이 문을 닫고.. 오랬동안의 급여 체납으로 인한 퇴사..
평균 근무 기간이 1년 정도니.. 할말 다했죠..

누군가 이력서를 보더니 "참 많이 옮겼네요?" 라는 소리에.. 잠시 멍해있다가.. "당신도 이쪽으로 한번 해봐~"라고 한마디 하고 싶더군요.

통계상이 아닌 체감상으로 정품 사용자를 찾기 힘든 시점에서..
불법 S/W로 만든 프로그램을 팔려고 하는 것도 이상하거니와..
정품 구매를 그나마 형식적으로라도 하려는 회사가 드무니..

이 IT업을 떠나고자 마음 먹은지는 오래이나.. 가진 기술이 이것뿐이니 마음처럼 안되더군요.

그래도 이번엔 통장에 든 돈을 까먹어 가면서 배우기 시작한것이
"항만하역장비"라는 것..
부두에 있는 각종 장비와 운영에 대해 배우는 것인데..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부두라는 곳이 워낙 취업이 힘든 곳이라..

이 교육도 지난해 9월에 시작해서 지난 18일날 수료를 했으니 6개월동안 배우고 익힌것을 쓸 방법이 없네요.

평생 필요없을것 같던 트레일러,지게차,1종 대형을 따고..
지난번에 떨어진 기중기 시험을 이번에 붙으면.. 어디 물류 창고에 지게차 기사로나 들어갔으면 합니다.

아니면 올해 예정인 검수사 시험을 쳐서 검수사로 부두에 첫 발을 내딛던지.. 해야겠네요..

돈 없고 백없는 사람이 부두로 들어갈 방법은.. 검수사를 해서 발을 넓히던지.. 노무 작업부터 해서 한단계씩 올라가든지 해야하는데..

일.. 솔직히 힘들고 지쳐도.. 그 만큼의 대우를 받는다면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IT는 ... 아닙니다.
사무실에서 숙식을 하면서 새벽3시에 자고 아침 8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앉아 모니터만 보고..
각종 버그에 지치고 각종 수정.추가 사항에 시달리고...일정에 대한 압박에..
월급은 밀리고.. 그렇다고 잔업 수당이 있는것도 아니고..
물론 머릿속으로 구상한것이 눈에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결과물로 나왔을때는 정말 좋죠..
그러나.. 이것은 개인적이 취미가 아닌.. 먹고 살기 위한 일로서는
공사장 노가다보다.. 부두에 하역 노무자보다.. 다리 밑에 노숙자보다 못할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일부턴 꾸준히 일자리를 찾아야하는 수십만 실업자틈에 끼어야겠네요..

ps)
물론 좋은 대우를 받는 개발자들도 많습니다.
좋은 회사도 많구요..
그건 어느 분야나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죠.
좋은쪽과 그렇지 않은쪽..

나이가 들어가니 이런 생각을 해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벌지 못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것인지..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돈을 모을수 있는 일을 할것인지..

나이 30이 넘었는데..아직 통장에 백수생활동안 겨우 겨우 버틸만큼(과연 얼마나 버틸지..)의 약간의 돈만 있는 현실이 슬프네요..
2005/02/20 23:28 2005/02/2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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